가을을 戀慕(연모)하다 / 손헌숙
숨막히던 태양의 정열이
두툼한 잎새를 세워
찬서리의 경망함을 나무라 듯
나뭇가지를 흔듭니다
하얗게 가늘어져 진 머리카락
한 켜 더 올라 간 세월에
짧게 자른 손톱의 빠른 성장이 두렵습니다
아가의 살갗보다 더 투명한 하늘 향해
만삭의 몸을 뒤적이며
바람타고 설포시 안겨 두려움을 녹여 주는 당신
엄한 질서에 닫힌 가슴
고운 당신을 온전히 받아드릴 수 없지만
내 작은 유리 구슬에 당신을 담아 두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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