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고의 열차
손헌숙
은빛 비늘 이어진 봉우리
펼쳐진 백색 융단
되돌림 빛깔 눈부시고
치솟은 미로의 모습
태고의 속삭임
절벽 아래로 던져진 흰색 비단 한 필
허물어진 신전의 돌기둥
골짜기마다 산허리 받쳐
휘어진 능선 내어주고
길 따라 피어난 매혹의 꽃 잔치
면사포 살포시 고개 숙인 대지
물오른 가지에 눈 틔운 새순처럼
여린 뺨에 하얀 너울 드리우고
다소곳이 치켜 뜬 눈망울
동공 안으로 달려가는 지바고의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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