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趙안성에서 출생하였다.炳華,
1921년 5월 2일 ~ 2003년 3월 8일)는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본관은 한양(漢陽)이고 호는 편운(片雲)이며 경기도
소라 - 조병화(趙炳華)
바다엔 소라
저만이 외롭답니다.
허무한 희망에 몹시도 쓸쓸해지면
소라는 슬며시 물 속이 그립답니다.
해와 달이 지나갈수록
소라의 꿈도 바닷물도 굳어간답니다.
큰 바다 기슭엔
온종일 소라
저만이 외롭답니다.
조병화
낙엽끼리 모여 산다
낙엽에 누워 산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지나간 날을 생각지 않기로 한다.
낙엽이 지는 하늘가에
가는 목소리 들리는 곳으로 나의 귀는 기웃거리고
얇은 피부는 햇볕이 쏟아지는 곳에 초조하다.
항시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나는 살고 싶다.
살아서 가까이 가는 곳에 낙엽이 진다.
아, 나의 육체는 낙엽 속에 이미 버려지고
육체 가까이 또 하나 나는 슬픔을 마시고 산다.
비 내리는 밤이면 낙엽을 밟고 간다.
비 내리는 밤이면 슬픔을 디디고 돌아온다.
밤은 나의 소리에 차고
나는 나의 소리를 비비고 날을 샌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낙엽에 누워 산다.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슬픔을 마시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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