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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ighbor/모음 글

철새는 돌아왔건만

 
 

  
 

        철새는 돌아왔건만 / 雪花 박현희
        물안개 아른아른 피어오르는
        적막한 겨울 아침 호수 위로
        떠오르는 찬란한 햇빛이 가득 비치니
        마치 은빛 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반짝 출렁이는 물결이 눈부시게 아름답군요.
        은빛 물결 넘실거리는 고요한 호수 위로
          지난봄 고향 찾아 길떠났던
          이름 모를 철새들 다시 날아와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이
          참으로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계절은 바뀌고 또 바뀌어
          철새는 돌아왔건만
          꽃피면 다시 찾아온다던 그리운 내 임은
          그새 나를 잊으셨는지
          꽃이 피었다 지기를 수없이 반복해도
          한 줄 소식조차 없네요.
          오시는 길이 그리도 멀고 험한지
          혹여 길을 잃고 헤매시는지
            애타도록 기다림만 주는 야속한 임은
            정녕코 무심도 하시네요.
            언제 어느 날 만날 기약조차 없는
            막연한 기다림에 익숙해진 일상이지만
            이제나저제나 그리운 임 오실까
            설렘 반 기대 반 마음 졸이며
            임으로 채워질 자리 하나 마련해 두는 까닭은
            행여나 내일은 와주리란 믿음 하나
            바로 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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