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 손헌숙
깊은 계곡 바위에 팅겨나온 안개의 잔상
뉘라, 가련한 여인이라 할꼬
장부의 골격이 너만 하리
비바람 마른 땅에 뻗어나온
녹색의 정결함이
풀빛하늘을 펼쳤네
모시 끝자락
개나리 꽃잎 물든 세 폭
호미 끝에 묻어나는
어미의 마음이리라
깊은 눈빛
화선지 담묵(淡墨)으로 담아
먼길 너를 데려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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