貊國初飛雪(맥국초비설)
春城木葉疏(춘성목엽소)
秋深村有酒(추심촌유주)
客久食無魚(객구식무어)
山遠天垂野(산원천수야)
江遙地接虛(강요지접허)
孤鴻落日外(고홍락일외)
征馬政躊躇(정마정주저)
맥의 나라 이 땅에 첫눈이 날리니,
춘성에 나뭇잎이 듬성해지네.
가을 깊어 마을에 술이 있는데,
객창에 오랫동안 고기 맛을 못보겠네.
산이 멀어 하늘은 들에 드리웠고,
강물 아득해
대지는 허공에 붙었네.
외로운 기러기 지는 해 밖으로 날아가니,
나그네 발걸음 가는 길 머뭇거리네.
이재관작
요점 정리
작자 : 김시습(金時習)/민병수 옮김
연대 : 세조 때
갈래 : 오언 율시의 한시
성격 : 서정적, 우수적
어조 : 유랑의 길을 떠도는 나그네의 외로운 어조
제재 : 늦가을 산촌
특징 : 객관적인 자연 묘사에서 내면적인 서정의 세계로 시적 정서가 연결되어 있다.
주제 : 초가을 산촌 풍경에서 느끼는 나그네의 시름
출처 " 매월당집(梅月堂集)
내용 연구
맥 : 옛 부족 국가 시대의 조선
춘성 : 지명
客久食無魚(객구식무어) : 나그네의 고달픈 삶을 잘 표현하고 있음
孤鴻落日外(고홍락일외) : 시적 화자의 외로운 심사를 황혼녘에 날아가는 기러기에 비겨 표현하고
있다.
정마 : 길가는 말
맥의 나라 이 땅에 첫눈이 날리니, : 우리 강산에 겨울이 찾아들고 있음. 시적 정황의 제시에 해당
산이 멀어 하늘은 들에 드리웠고/ 강물 아득해 대지는 허공에 붙어 있네 : 대조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는 부분으로 막막한 대지와 산하를 그려내어 나그네의 심사를 묘사하고
있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김시습이 나이 오십이 넘은 후 관동 지방을 여행하면서 느낀 감회를 노래한
시이다. 늦가을의 산촌 풍경과 함께 유랑의 길을 떠도는 시인의 감회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전통적인 한시의 형태인 5언 율시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시적 감흥을 돋구는 부분은 후반부이다. 먼 산과 아득한 강물, 들판과 허공이 서로 대조를 보이는 가운데, 석양의 기러기와 길을
떠나는 나그네의 심정을 대비시켜 놓고 있다. 시적 대상을 적절하게 선택하고 선명한 이미지의 대조를 통해 그것을 구체화시키고 있으며, 서정적
자아의 형상이 외로운 나그네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심화 자료
율시
중국 한시의 한 체로 당대(唐代)에 정해졌으며, 근체시(近體詩)에 속한다. 8구로 되어 있으며, 1구가 5자인 오언율시(五言律詩)와 7자인 칠언율시(七言律詩)의 두 가지가 있다. 율시는 육조(六朝)의 제(齊)·양(梁) 때 심약(沈約) 등의 사성팔병설(四聲八病說)을 대표로 하는 움직임, 즉 시의 음성미(音聲美)에 대한 자각의 움직임이 그 기원이다. 구(句) 안의 성조(聲調)가 갖는 균정미(均整美)와 함께, 종래의 20구 내지 12구의 중편형식이 차차 10구 내지 8구로 짧게 고정되고, 중간 4구에 대구(對句)를 쓰는 규칙도 정해졌다. 대체로 초당(初唐)의 사걸(四傑:王勃 ·楊烱 ·盧照췄·駱賓王) 시대(7세기 후반)에 오언율시부터 먼저 성립하였으며, 8세기 전반에 심전기(沈佺期)·송지문(宋之問)에 의하여 칠언율시가 성립하였다. 처음에는 수사성(修辭性)에 치중되어, 응수(應酬)와 제영(題詠) 등에 주로 사용되었으나, 예술적으로 고도의 내용을 가지게 된 것은 두보(杜甫)의 출현부터이다.
형식은 다음과 같다. 2구 1연(聯)이 4연 있으며,
중간의 2연에는 반드시 대구를 쓰도록 되어 있는 것이 특색이다(다른 2연에도 대구를 쓸 수 있다. 4연이 모두 대구로 구성되는 것을 全對格이라
한다). 절구(絶句)의 경우의 재치나 기지에 비해서 율시의 경우에는 대구를 중심으로 한 균정미나 수사(修辭)의 세련미가 관심의 초점이 된다.
율시의 변형으로서, 중간의 대구 부분이 3연, 4연으로 길어진 것을 배율(排律) 또는 장률(長律)이라고 한다. 긴 것은 100구 이상이나
되는데, 이것도 두보가 완성자이다. 이것이 빚어내는 중후한 맛은 공식 자리에서의 응수 등에 적합하며, 과거의 시 과목에서는 12구 배율을 쓰는
것이 관례였다. 배율은 오언 위주이며, 칠언은 그다지 없다.(두산동아대백과)
객관적 상관물과 감정이입의 차이점
객관적 상관물이란 시인의 감정을 객관화하거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공식 역할을 하는 대상물을 말하고, 감정이입은 대상을 유정물로 만들어 시적 화자 자신의 감정을 대상 속에 이입하는 기법으로 감정이입에서는 구체적 대상이 감정을 지닌 것으로 표현되며 의인화가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객관적 상관물은 감정이 이입된 대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객관적 상관물이란 단순히 화자의 감정 표현을 돕는 대상으로 예를 들자면, 황조가에서 화자인 유리왕은 꾀꼬리 암수의 노니는 것을 보고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데 '꾀꼬리'는 화자의 감정적인 등가의 관계를 맺지 않지만 화자의 감정 표현을 돕는 역할을 하기에 객관적 상관물이고, 김소월의 '접동새'는 시적 화자와 감정이 일치하고, 또 화자는 접동새를 통해 자신의 정서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으므로 감정이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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