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유등지)
연꽃/신석정
내가 옛 동산을 거니다니
깉은 못 속에, 푸른 이끼 끼어 어리고
붉은 연꽃은 피어나서
아나한 송아리를 들었에라.
붉게 피어난 연꽃이여!
네가 꿈꾸는 네안(열반)이 어디런가
저리도 밝고 빛난 꽃섬들이
욕망하는 입술과도 같이, 모두
진주의 포말로 젖어 있지 않은가
또 깊은 겨울엔, 고요가 깃들고
고요에 잠든 염주는 저마다
홍보석을 실어서, 옛날 왕녀가 버린
황금 첩지를 생각하게 하누나
오오, 내뒤에 오렴아! 우리
님프가 숨은 이뜰을 나려
연잎위에, 오래고 향기로운 아침 이슬을
길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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