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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n/漢詩

甘露寺次韻/김부식

 

★감로사차운(甘露寺次韻) 감로사의 운을 따라


俗客不到處(속객부도처)-속된 세상 사람은 오지 않는 곳에   


登臨意思淸(등임의사청)-올라와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山形秋更好(산형추경호)-산의 모습은 가을에도 또한 좋고   


江色夜猶明(강색야유명)-강물 빛깔은 밤이면 더욱 밝다.


白鳥高飛盡(백조고비진)-흰 물새는 높이 날아 사라지고   


孤帆獨去輕(고범독거경)-외로운 배는 홀로 가기 가볍다.


自慙蝸角上(자참와각상)-부끄러워라, 달팽이 뿔 위에서   


半世覓功名(반세멱공명)-반평생 동안 공명 찾아 허덕였구나

                              

김부식 (金富軾)


 절을 찾아서 자신이 살아온 반생을 돌아보며 더욱 높은 정신 세계를 지향하려는 뜻을 담았다. 첫 연에서 속된 사람과 정신이 맑은 경지를 대비해 보여주고, 둘째 연에서 정신이 맑은 경지에서 보는 산의 모습과 강물 빛깔이 봄보다는 가을이, 낮보다는 밤이 더욱 좋다고 하여, 세속적 입장보다 한 차원 높은 세계가 있음을 표현하였다. 셋째 연에서 맑고 높은 경지를 풍경에 투사했는데, 그것은 흰 물새처럼 높이 날고 외로운 배 같이 가벼운 경지라는 말이다. 끝 연은 또 지나온 자기 생애에 대한 한탄이다. 달팽이 뿔처럼 좁은 세상에서 권세를 차지하고자 분투해 온 자신의 일생을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구축한 기반을 부정하고 은둔하지는 않았으므로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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