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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

 

 

 

 

   

 

나부(裸婦)

 

                          시/장윤우

 

 

   벗긴 채 양접시 위에
  뉘어 있는 물고기의
  그 싱싱한 몸집
  나이프로
  찍어
  식욕을 돋구고 싶은
  화실의 오전

  난로 위에선
  뜨거운 오차가
  욕망을 뿜어 올리고
  화가는
  퍽 탐욕스런 눈으로
  벌겋게 이곳 저곳을 핥는다.

  뒤채는 누드의
  밉게 볼록한 아랫께
  검스레한
  신의 애교를 시새워
  밖엔
  몸부림치는 눈발

  흰 겨울에
  하얀 접시 위에서
  물고기는 그 흰 몸체를
  뜨겁게 숨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