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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에 관한 詩

lucina 2012. 2. 16. 07:49

 

 

목련 나무 밑에서 // 김자영

목련꽃을 그냥 보지 마시오
하얀 그 꽃잎을 하늘과 함께 보시오
산들한 봄 내음
작은 새들의 소리와 함께 보시오

목련꽃을 그냥 보지 마시오
흘러 가는 구름과 함께 보시오
기다려 반가운 벗들
이 봄이 아까운 사람과 함께 보시오

목련꽃을 그냥 바라보지 마시오
당신의 세월과 함께 바라 보시오
아프도록 사랑하는 이 곁에서
같이 늙고 싶은 사람과 함께 보시오

흐드러진 가지 사이로


저어 깊은 하늘 연못에
무수한 연꽃을 뿌리며......

 

 

목련 //송영옥

윤기흐르는 햇살
살포시
물 오른 나뭇가지에 앉자
망설이다
꽃잎을 열어
하늘 빛을 감는 목련
제 고고함에
눈이 부시다

 

 

 

 

4월의 노래 //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이 편지를 읽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