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雪花(설화) / 雪花 박현희 흔히 저를 일컬을 땐 은빛 설원 속에서 외로이 홀로 피어난 눈꽃의 여왕 순백의 설화(雪花)라 이름하지요.  비록 빨간 장미보다 화려하지도 새하얀 백합보다 향기롭지도 않지만, 그 무엇으로도 형언할 수 없는 신비스런 아름다움을 지닌 보석처럼 영롱한 눈꽃이랍니다.
 저를 만지려 하지 마세요. 꺾으려 하지도 말고요. 그저 먼발치서 가만히 바라만 보세요.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제 모습이 하도 예뻐 눈으로만 즐길 수 없다며 혹시 저를 탐하신다면 아마도 그 순간 저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리고 말 거예요.

그러니 저를 오래도록 바라보며 사랑하고 싶다면 불면 날아갈세라 손에 닿으면 얼룩질세라 아주 귀한 보석을 다루듯 소중히 지켜주셔야 해요.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그대에게 사랑 한 아름 행복 한 아름 넘치도록 선물하고 싶고요.
 또한, 영원히 시들지 않는 오직 그대만을 위한 한 떨기 순백의 사랑 꽃으로 활짝 피어나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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